
원래 이런 사진을 찍어왔나요?
전시에서, 그리고 SLAP 수료 작가로 소개된 이후 몇 번 들은 질문이다.
나는 오랫동안 사진을 취미로 즐겨왔다. 이런 방식 역시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지녔던 여러 가능성 중 하나였고, 작업을 통해 그중 하나를 실현했다고 생각해왔다.
그런데 ‘원래’라는 말이 마음에 남았다. 예전에 비슷한 사진을 찍었다는 사실만으로, 원래부터 이런 작업을 해왔다고 말할 수 있을까?
나는 그때도 이것을 보고 있었다. 다만 그 시선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는지는 아직 알지 못했다.

‘관계’는 감각과 판단이 설명보다 앞선 작업이었다. 왜 이런 장면과 형식을 선택하는지 충분히 말로 풀어내기 전에 작업이 모습을 갖추었다.
정신없이 전시를 준비하고 더미북을 만든 뒤, 나는 왜 내 작업이 이런 모습이어야 했는지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. 그 과정을 복기하며, 결국 이 방식이 지금의 내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형식임을 이해했다.
표현이 먼저였고, 이해는 그다음이었다. 이후의 작업은 그 이해에서 시작된다. ‘관계’를 되짚으며 발견한 것들을 ‘만남’과 앞으로의 작업으로 이어가고 있다.
마음이 먼저 어딘가를 향하고, 그것을 따라가며 이해하고 구체화한다. 무엇이 나를 이끄는지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때에도, 이미지로는 표현할 수 있었다.

사진은 시선이다. 내가 보고 경험하고 생각해온 시간들이 지금의 시선을 만들었다. 그 시간들이 내 안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는 작업을 만들며 알아간다.
언제부터가 ‘원래’였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. 다만 나는 살아온 시간으로 사진을 만들고, 표현해낸 것을 통해 나를 이해한다. 그렇게 알게 된 나로부터 다음 작업을 시작한다.